
조경에 조금 관심이 생기고 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알아보게 된 나무가 바로 주목(Taxus cuspidata)이었습니다. 정원이나 공원을 걷다 보면 짙은 초록빛 잎과 새빨간 열매가 달린 나무를 한 번쯤은 마주쳤을 텐데, 그게 바로 주목입니다. 처음엔 그냥 예쁜 나무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직접 심고 가꾸다 보니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매력이 있는 수종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주목이란 어떤 나무인가요?
주목은 주목과(Taxaceae)에 속하는 상록침엽교목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시베리아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 자생합니다.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는데, 붉은 열매가 달리기 때문에 '붉을 주(朱)'에 '눈 목(木)'을 써서 주목이라 불린다는 설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한자 뜻 그대로 '붉은 나무'라는 의미인 셈입니다.
주목은 성장 속도가 느린 편에 속합니다. 1년에 10~15cm 정도 자라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만큼 수형이 오랫동안 유지되기 때문에 조경 분야에서 꽤 선호되는 수종입니다. 수명은 상당히 긴 편으로, 잘 관리된 주목은 수백 년을 거뜬히 살아가기도 합니다. 실제로 강원도 정선 두위봉에는 수령 1,4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주목 군락지가 있을 정도입니다.
잎은 선형으로 납작하고, 표면은 짙은 녹색이며 뒷면은 약간 연한 색을 띱니다. 암수딴그루 식물이기 때문에 암나무에서만 열매가 달립니다. 가을이 되면 빨간 가종피(假種皮)에 싸인 열매가 열리는데, 이 빨간 부분은 먹을 수 있지만 안쪽 씨앗은 독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이라면 이 점을 꼭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조경수로서 주목의 특징과 장점
주목이 조경 현장에서 꾸준히 쓰이는 데는 몇 가지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음지에 강합니다. 대부분의 침엽수는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데, 주목은 반음지에서도 충분히 잘 자랍니다. 건물 북쪽이나 다른 교목 아래처럼 빛이 적은 환경에서도 생기 있는 모습을 유지하는 수종은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에, 이 특성이 조경 설계에서 상당히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둘째로 전정(전지)에 매우 강합니다. 강하게 잘라내도 새싹이 잘 나오는 편이라, 다양한 형태로 수형을 만들 수 있습니다. 토피어리(topiary)처럼 기하학적인 형태로 가꾸거나, 생울타리(hedge)로 조성하는 데도 많이 쓰입니다. 제가 처음 주목을 접하게 된 것도 어느 주택 정원에서 네모반듯하게 다듬어진 주목 생울타리를 보고 나서였습니다. 그 정돈된 느낌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거든요.
셋째로 사계절 녹색을 유지하는 상록수라는 점입니다. 겨울에 대부분의 나무가 잎을 떨구는 계절에도 주목은 변함없이 짙은 초록을 유지합니다. 정원에 사계절 변화를 주고 싶으면서도 일정한 뼈대를 유지하고 싶을 때, 상록수는 거의 필수적인 선택지가 됩니다. 특히 겨울철 빨간 열매와 짙은 녹색 잎의 조합은 꽤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 줍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성장이 느리기 때문에 처음부터 원하는 크기의 수형을 기대하기 어렵고, 어느 정도 큰 나무를 구입하면 가격이 상당히 높아집니다. 또 뿌리가 침수에 약한 편이라 배수가 좋지 않은 환경에서는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이 부분은 식재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입니다.
식재 방법 – 어디에, 어떻게 심을까
주목을 심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이른 봄(3월~4월)이나 가을(9월~10월)입니다. 한여름 한겨울처럼 기온이 극단적인 시기는 뿌리가 활착하는 데 부담이 크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처음에 늦봄에 심었다가 초여름 더위에 몸살을 좀 앓는 모습을 보고 나서, 그다음엔